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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적 오류(파국화)


파국화(재앙적 사고)는 아주 작은 실개천 같은 걱정에서 시작해, 순식간에 영혼을 집어삼키는 거대한 홍수와 같은 최악의 재앙을 만들어내는 마음의 습관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상사 표정이 안 좋네?"라는 작은 단서가 "내가 뭘 잘못했나? 조만간 해고당하겠지?  실업자가 되면 빚을 못 갚을 텐데,  내 인생은 결국 길거리에 나앉으며 끝날 거야"라는 겉잡을 수 없는 도미노처럼 번져가는 현상입니다.


파국화는 불안이 높은 인간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작동시키는 일종의 '과잉 방어 기제'이지만, 성경은 이 파국화의 안개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믿음의 눈을 들어 현실과 하나님의 손을 바라보아야 하는지 명확히 짚어줍니다.


첫번째로 파국화의 핵심은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입니다. 

파국화 오류가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진짜 이유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최악의 미래' 시나리오 안에 하나님의 주권과 선하심을 쏙 빼놓기 때문입니다. 파국화는 미래를 '끝장날 재앙'으로 보게 하지만, 성경은 하나님의 손 안에서 모든 과정이 결국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여정이 될 것임을 약속합니다.


두번째로 하나님께서는 '가상의 괴로움'에 힘을 낭비하지 말고, 오늘의 은혜를 구하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인간의 파국화 경향을 정확히 꿰뚫어 보시고 일침을 가하셨습니다."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이 말씀은 대책 없이 살라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오늘'을 살아낼 은혜와 힘을 주시지, 우리가 상상 속에서 지어낸 '미래의 가상 재앙'을 감당할 은혜까지 오늘 가불해 주시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파국화에 빠지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내일의 파도를 오늘 미리 맞으며 영혼의 에너지를 방전하게 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늘 '일용할 양식'과 '오늘의 은혜'를 구하며 현재에 발을 붙이고 살기를 원하십니다.


민수기 십삼, 십사장에 나오는 가나안 땅 정탐 사건은 파국화가 공동체를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입니다. 열 명의 정탐꾼은 거인 아낙 자손을 보자마자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우리는 거기의 포로가 될 것이며 우리 처자는 사로잡히리라"며 아직 싸워보지도 않은 전쟁의 재앙적 이미지를 미리 그려내고 대성통곡했습니다. 갈렙과 여호수아는 똑같은 거인을 보았지만 "그들은 우리의 먹이라 여호와는 우리와 함께 하시느니라"고 믿음의 보고를 말합니다. 두 부류의 차이는 현실을 무시했느냐가 아닙니다. 똑같은 위기 앞에서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현실'을 계산에 넣었는가, 넣지 않았는가의 차이입니다.


파국화는 위기를 부풀리고 하나님을 축소하지만, 신앙은 위기를 있는 그대로 보되 하나님을 더 크게 바라보는 것입니다. 파국화가 몰고 오는 생각의 소용돌이를 멈추는 가장 좋은 성경적 방법은 "만약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거기에도 여전히 하나님이 계시며 나를 도우실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최악의 시나리오와도 같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이유는 골짜기가 평탄해서가 아니라,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상상 속의 재앙에서 걸어 나와, 지금 나와 함께 하시는 주님의 평강에 닻을 내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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