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길을 잃거든 문득 그 걸음 멈추고 처음 떠나왔던 곳과 처음 가려했던 곳을 생각할 일이다. 떠나왔던 곳을 생각하면 어떤 열정으로 길을 떠났는지 알게 되고 가려했던 곳을 생각하면 왜 길을 떠났는지 알게 되나니 그러면 희미하던 길이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길을 걷다 길을 잃는 것은 길 나설 때 마음에 품었던 열정과 이유를 잊었기 때문인데 이들을 마음에 품고 걷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걷는 것은 고단하고, 길엔 이것저것 마음 빼앗는 것 많으니...